샌드하겐 vs 딜라쇼 경기 예상
7월 마지막 주, 밴텀급 챔프였던 TJ딜라쇼가 2년만에 옥타곤으로 돌아왔다.
상대는 현재 챔프인 스털링에게 패배 후 다시 왕좌를 노리는 밴텀급 2위의 강력한 타격가 샌드하겐.
과연 밴텀급 신/구 최강의 테크니션은 누가 될 것인가?
간략한 경기 예상글 끄적여본다.
1. 샌드하겐
위 사진에서도 느낄 수 있겠지만 샌드하겐은 밴텀급에서 정말 보기 힘든 사기적인 신장과 리치를 자랑한다.
평균 170cm의 밴텀급 선수들 사이에서 무려 180cm의 키와 178cm의 리치를 가지고 있는
샌드하겐은 자신의 이 유니크한 이점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활용할 줄 아는 선수이다.
샌드하겐은 이 리치를 보다 강력하게 받쳐줄 두가지의 보조 무기가 있는데,
첫번째, 좌/우 자유자재 운용이 가능한 스탠스 변환
샌드하겐의 경기를 보면 샌드하겐이 자신의 스탠스를 끊임 없이 바꾸어 주는 것을 볼 수 있다.
MMA선수에서 좌/우 스탠스를 바꾼 다는 것은 단순히 반대로 서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오른손 잡이가 왼손으로/ 왼손 잡이가 오른손으로, 밥을 먹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따라서, 샌드하겐은 양손으로 젓가락질 하여 원하는 반찬을 골라 먹을 수 있다.
이렇게 좌/우 스탠스를 계속 해서 바꿔 주게 되면,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샌드하겐의 잽이 오른쪽에서 오다가
별안간 왼쪽에서 오기 때문에 애써 몸으로 기억한 샌드하겐의 거리가 굉장히 불편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두번째, 원거리에서 날아오는 다양한 각도의 킥
샌드하겐이 좌/우 스탠스 변환은 샌드하겐의 길고 빠른 킥을 더 강력하게 만들어준다.
샌드하겐은 백본무술이 킥복싱인 만큼 다양한 킥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편이고,
윙스팬은 신장에 비해 짧은 편이지만, 다리가 굉장히 긴 신체 비율을 가지고 있다.
레그킥, 바디킥, 하이킥, 프론트킥, 스피닝킥 등 킥의 높낮이에 구분없이 빠르고 간결하게 차는 편이며,
왼발/오른발 모두 구사하고 있기 때문에 잦은 스탠스 변화에도 무리없이 차댈 수 있다.
안그래도 까다로운 샌드하겐의 잽을 가까스로 피했다고 안도했을 때, 별안간 원거리에서 킥이 날아오기 때문에
샌드하겐을 상대하는 선수들은 더 머리가 복잡하게 된다.
따라서, 샌드하겐은 리치+스탠스 변환+킥의 3박자 조합으로 상대방이 다가오기 힘든
마치 마법과 같은 샌드하겐 존을 만들어 상대방을 시종일관 압박이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마치 샌드하겐의 경기를 볼 때마다 마치 펜싱 경기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샌드하겐의 끊임없이 바꿔주는 좌/우 스탠스 변환 + 사기적인 리치가 더해지면, 아래와 같은 그림이 나온다.
샌드하겐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이 멀지만 가까운, 가깝지만 먼 샌드하겐의 절대 마법의 공간을
어떻게 깨부셔야 할지 고민을 해야 될 것이다.
2. 딜라쇼
딜라쇼 역시 밴텀급 전 챔프 출신 답게 마치 게임 케릭터를 보는 착각이 들 만큼 화려한 테크닉을 가진 선수이다.
샌드하겐이 거리를 지배하는 마법사 라면, 딜라쇼는 각을 활용하는 마술사 라고 볼 수있다.
딜라쇼는 어떤 방식으로 각을 활용하는지 알아보자.
첫번째, 좌/우 자유자재 운용이 가능한 스탠스 변환
샌드하겐과 마찬가지로 딜라쇼 역시 좌/우 스탠스를 자유재로 운용할 줄 아는 선수이다.
하지만 샌드하겐이 상대방의 거리를 벌리기 위해서 방어적으로 변환을 하는 편이라면,
딜라쇼는 상대방의 거리를 좁히고 공격적으로 들어가기 위해 스위칭 하는 느낌이 강하다.
딜라쇼는 일명 다트(뒷손을 던짐과 동시에 상대방의 거리안으로 들어가 사각을 잡는 기술)를 굉장히 잘 사용하는데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딜라쇼의 주먹을 맞음과 동시에 딜라쇼가 일순 사라지는 듯한 마술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안전하게 뒷손을 안전하게 던질 수 있도록 사전에 여러가지 기술을 섞는 편인데..
두번째, 딜라쇼의 다양한 스킬풀
딜라쇼는 백본무술이 레슬링이지만 뱅무에타이라는 스탠딩 타격을 통해 강력한 챔프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고,
이 때문에 딜라쇼는 스탠딩, 레슬링, 그래플링 모든 영역에서 고루 써먹을 수 있는 셋업 스킬이 많다.
딜라쇼의 경기를 보면, 딜라쇼는 이 다양한 스킬들을 상대방의 머리속에 하나씩 천천히 깔기 시작한다.
위의 vs가브란트 전을 보면 딜라쇼가 경기 초반부터 레그킥, 쉬프팅, 레슬링, 하이킥 등
자신의 패를 상대방의 눈앞에서 하나씩 보여준 후, 타짜처럼 순식간에 카드를 바꿔낸다.
게다가, 카드를 내는 타이밍도 잦은 페인트를 섞어 타이밍을 꼬아주기 때문에
상대방이 딜라쇼의 진위를 파악하다 머리속 사고가 살짝 엉키는 이 찰나의 빈틈을 파고들어
자신의 게임으로 만들어 나가는 MMA 프로 타짜로 볼 수 있다.
샌드하겐의 경기 이미지가 펜싱이라면, 개인적으로 딜라쇼의 이미지는 이런 느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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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어렸을적 티비 만화에 나오던 닌자거북이 라파엘이다. (가만보면 자세도 비슷하다.)
라파엘이 들고 있는 '사이' 는 짧은 편이지만, 생긴 것 만큼 굉장히 트릭키한 무기로 상대방의 품안에 파고 든 후에는
공/수 전환이 빠르고 강력한 모습을 보여준다. 딜라쇼 역시 그렇다.
3. 샌드하겐 vs 딜라쇼
타격 거리를 지배하는 마법사, 펜싱칼을 든 샌드하겐 과
사각을 활용하는 마술사, 사이를 든 딜라쇼가 붙었다.
두 테크니션 타격가들 중 싸움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개인적으로 딜라쇼가 굉장한 실력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이번 샌드하겐을 상대로는 굉장히 고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딜라쇼는 샌드하겐에게 상성이 좋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하나, 딜라쇼의 각
앞서 말했듯이, 딜라쇼는 상대선수의 사각을 잡는 능력이 굉장히 좋은 편이다.
하지만, 상대방이 딜라쇼가 만드는 각의 편차를 뒤쫓아간다면 그 이야기가 달라진다.
예전 vs크루즈 전을 보면, 크루즈가 딜라쇼의 각을 따라갈 뿐만 아니라 오히려 역이용하였다.
딜라쇼의 쉬프팅 능력은 좋은 편이지만, 상대방이 스탠스 스위칭과 스텝을 통해 케이지를 넓게 활용한다면,
상대방의 품안으로 파고들어야 하는 딜라쇼 입장에서는 게임을 가져가기가 쉽지 않다.
샌드하겐은 크루즈의 경기를 보면서 배워나갔다고 이야기 한적이 있으며,
본인 입으로 자신은 '도미닉 크루즈의 상위 호환이다' 라고 말 할 정도로 각에 대한 이해가 높은 편이다.
크루즈가 레슬링을 섞어 상하좌우로 혼란을 주어 상대방의 거리를 무너뜨리는 방식이라면,
샌드하겐은 백스텝과 리치를 활용하여 전후좌우로 상대방의 거리를 무너뜨리기 때문에
크루즈와 샌드하겐이 비슷한 수준의 스텝과 리치에 우위가 있는 샌드하겐은 딜라쇼의 입장에서는 까다롭다.
딜라쇼가 애써 힘들게 샌드하겐의 사각을 차지하더라도, 샌드하겐이 한걸음만 뒤로 물러나면 딜라쇼가 보이기 때문이다.
둘, 딜라쇼의 레슬링과 샌드하겐의 디펜스
개인적으로 딜라쇼는 샌드하겐을 상대로 레슬링을 가지고 나올 확률이 크다.
앞서 말했듯이 스탠딩에서는 샌드하겐이 딜라쇼보다 더 우위에 있기 때문에 레슬링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샌드하겐의 그래플링은 준수한 편이지만, 테이크 다운 디펜스가 조금 불안정하다.
거의 대부분 상대방의 오펜스 레슬링에 백을 주고 일어나는 모습을 보이곤 했는데,
결국 이런 불안한 모습은 스털링이 경기 시작하자마자 샌드하겐의 백을 탄 후 리어네이키드 초크를 걸어버림으로써
여실히 드러났다.
샌드하겐 역시 이를 알기에, 상대방의 태클을 매우 공격적인 방식으로 파훼하기 시작했는데, 바로 니킥이다.
에드가 역시 샌드하겐을 레슬링으로 해결해보려 한 듯 싶지만, 에드가의 이니시 타이밍에 바로 플라잉 니를 걸어버린다.
샌드하겐이 이렇게 공격적인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이유는, 애초에 샌드하겐의 거리가 테클을 치기에 너무 먼 편이고,
샌드하겐 역시 멀리서 들어오는 테클 타이밍에 니킥 각을 잘 재는 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딜라쇼 역시 태클을 위해서는 근접거리에서 샌드하겐의 전진 타이밍에 태클을 걸어줘야 가능성이 높은데,
이 역시 전진 보다는 백스텝을 주로 밟는 샌드하겐을 상대로 기회가 많아 보이지 않을 것으로 본다.
셋, NO 스테로이드?
사실 경기 예상을 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는 선수의 부상과 노화이다.
이런 개인적인 부분은 선수 본인과 같이 훈련하는 팀에서만 알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과거의 경기 데이터로만 판단이 가능한 3자의 입장에서는 그 선수의 능력치를 제대로 알 수가 없다.
게다가 딜라쇼의 경우 부상과 노화가 아닌, 약물에 의한 징계로 2년만에 복귀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약물의 힘을 받지 못하였을때 체력과 내구력 측면에서 크게 저하되는 모습을
우리는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딜라쇼 역시 어느 정도 기량 하락이 있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긴 샌드하겐을 따라잡기 위해서,
딜라쇼는 평소보다 더 많은 스텝, 더 많은 킥(레그킥) 그리고 더 많은 레슬링 싸움을 걸어줄 듯 싶은데,
이 역시 모두 체력 부담을 가중화 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약물이 빠진 닌자거북이는 닌자가 될지, 거북이가 될지는 경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겠다.
따라서, 샌드하겐의 펜싱 칼날이 딜라쇼의 사이를 관통할 것으로 생각되며,
샌드하겐의 3라운드 안 케이지에 몰아 넣은 후 이어지는 연타에 의한 TKO승을 예상해본다.